여행을 가기 전에, 집에서 커피를 내려먹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수에, 매번 밖에서 사먹는 커피는 부담스러울 때가 있으니 카페란 공간이 필요한게 아니면 집에서 먹자 싶어서 드리퍼나 커피포트 등을 하나씩 사고 있었다. 여행을 다녀와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핸드밀로 원두를 가는건 생각보다 할짓이 못되는구나... 그래서 집에서 쓸만한 저렴한 그라인더를 구매했다. 이름하여 드롱기 KG79.
그라인더를 구매하는 기준은 간단했다. 전자동, 분쇄크기 조절, 저렴한 가격.
큐텐에서는 6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고,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사실 국내 정발판을 7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오고 나서야 알았기 때문에... 이미 늦었다. 하하.
외형은 대략 이렇다. 위에 원두를 넣으면 아래에 갈린 원두가 쌓인다. 간단하지? 필요한 분량에 맞게 2인분량의 원두부터 12인분까지 한번에 갈아줄 수 있다. 정발된 설명서를 확인해보니 1잔 분량은 원두 7그람정도가 분쇄된다고 한다. 조금 더 찾아보니 에스프레소 한 잔이 원두 50알, 약 7g정도가 된다고 하는듯, 카페에서 일하던 친구 말로는 원두 그라인딩하면서 흘리는 원두를 포함하면 거의 18g~20g를 쓴다고 하니 판매하는 아메리카노에 2샷이 들어간다고 쳤을떄 대략 맞는 양인듯 하다.
결국 나같은 놈의 경우는 한 4인분 잡고 갈아야 하는듯.
원두 받이?통을 빼면 이렇게 생겼다. (너무 집이 적나라하게 나오는데?) 난 커피가루가 위에서 떨어질거라 생각했는데 정면에서 나온다.
그래서 원두를 받아내는 통이 구멍이 옆에 나있다. 이걸 보고 다른 블로그들에서 왜 갈린 원두가 바닥에 떨어지는걸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지 이해함;;
이 제품을 구매한 이유는 이건데, 내가 찾아본 제품들 중에서 더 저렴한 전동 그라인더는 갈리는 정도를 작동 시간으로 표시한다. 에스프레소를 내리려면 10초, 중간은 5초 뭐 이런식.. 위에서 아래로 갈려나가는게 아니라 믹서기같은 원리인듯, 나한테는 불편해보였다. 내 손보다 확실한 기계의 힘이 필요해..
좌측 측면에는 이렇게 원두 분쇄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설명서에 따르면 당연하겠지만 왼쪽으로 돌릴 수록 미세하게 갈리며 에스프레소 -> 드립 -> 모카포트 순이 되는 것 같다. 실제로 사용자의 기호에 따라 갈리는 정도를 다르게 하는게 좋겠다.
원두를 분쇄하면 이렇게 갈린다. 실수로 분쇄 정도를 처음에 조절을 안해서 아래쪽엔 알갱이가 크게 쌓였을것같다. 아무래도 원두가루를 받는 통이 플라스틱이다 보니 잔가루가 다 옆에 들러붙는다. 이정도는 감안 해야지.
역시 바닥에 떨어진다. 이것도 감안 해야지.
원두 양을 정확히 계량한 것이 아니라서 그냥 막 내려봤다. 손재주가 없어 일정한 정도로 물을 붓기가 어려웠지만 어쨋든 부풀어 올랐다. 뭔가 신기했다.
실제로는 원두를 사은품으로 받은 저렴한걸 썼으니 내가 원하는 맛은 나오지 않는다. 전에 받았던 원두는 산미가 작렬해서 좋았는데 얘는 너무 쓰다. 집에서 양으로 떄려박으려고 산거라 어쩔 수 없다.
KG79는 저렴한 가격에 가정용 그라인더로는 손색이 없을듯하다. 원두를 갈 때 소리는 큰 편이다. 집에서 청소기 돌릴때 나는 소리 정도. 뜬금없이 새벽에 사용하기엔 옆집에서 들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