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프로를 많이 안보는데 지인의 추천으로 짠내투어를 몰아서봤다. 개인적으로 짠내투어 출연진들 대부분이 나에게는 호감형이 아니었고 김생민의 경우 약간 안좋은 이미지로 자리잡고 있었는데(돈 쓰지말라고 해놓고 돈쓰는 광고를 줄줄이 찍어대는게 너무 앞뒤가 안맞아보여서) 이번 설을 빌어 할것도 없겠다 여태까지 방송한 짠내투어를 몰아서 봤다.
컨셉은 여행 설계자 3명이 각각 하루씩 정해진 금액으로 (1인당 X만원 수준) 평가자들을 만족시키면 된다. 금액이 한정적이기때문에 모든 여행이 비슷할것 처럼 보이지만 여행 성격에 따라 돈 쓰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최대한 아끼고 많은것을 보려 하는 김생민, 한방을 노리는 박나래, 그리고 편안한 힐링을 추구하는 정준영. 이 세명이 각각 하루씩 여행을 계획하여 정해진 비용 내에서 이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이들이 여행하는 과정을 보면 상당히 많은 꿀잼 포인트가 있다.
1. 단체로 여행하면 흔히 볼 수 있는 현상
이 예능에서 박명수는 고정 평가자로 매 주 여행을 함께하는데 사실상 누가 여행을 리딩하던간에 박명수는 시종일관 불평불만이다. 그렇게 불평불만하면서 일단 하자는건 다 한다. 본인이 설계한게 아니니... 그렇게 이건 싫다, 저거 해달라 하다가도 설계자가 준비한 여행이 만족스러우면 머쓱해진다. 내가 지인들과 여행할땐 항상 있는 일이다보니 뭔가 내가 여행하는 느낌이 다 나서 재밌다. 예전에 놀러가서 죽어도 가기 싫다고 했다가 가놓고 내가 제일 좋아했던적이 자꾸만 생각나는 순간들이...
2. 극혐 김생민
스튜핏! 그뤠잇!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김생민을 보는맛이 있다. 거의 모든걸 처음 해본다는 김생민은 빈말이 아니었다. 김생민이 신세계를 겪을때마다 드러나는 표정을 보면 나도 절로 웃게된다. 모든 소비를 차단하던 김생민이 돈을 쓰면서 '돈쓰는 재미'에 대해 알아가는 모습도 나름 볼만했다. 그런데 그것들을 뒤덮을정도로 독단적인 스케줄 강행이나 남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행위들은 많은 시청자로 하여금 '극혐'이란 단어를 떠오르게 한다. 과연 회를 거듭할수록 더 나아질 수 있을까?
3. 박나래와 박명수의 케미
박나래와 박명수의 케미를 보는 재미도 있다. 박명수는 항상 박나래를 홀대하는 스탠스를 취한다. 대부분의 연예계가 박나래같이 요즘 시대에 이쁘지 않은 연예인들에게 박하긴 하지만 박나래는 이를 하나의 꽁트와 상황극으로 잘 풀어나간다. 그리고 박명수를 개그맨선배로서 제대로 대우해주기도 하는데 이런 과정들이 하나의 꿀잼 포인트를 만들고 있다.
이것말고도 재미 포인트는 많은것 같다. 열심히 계획을 짜도 따라주지 않는 날씨나 사건사고 때문에 발생하는 에피소드들이나 내가 가지못한, 그리고 가봤던 여행지에서 보지 못했던 여행 포인트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을것이다. 다만 아쉬운점은 출연진들이 모두 충분한 돈이 있는 사람들이기에 항상 숙소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면 '짠내투어'라는 타이틀이 조금 무색해지는 모습들이 보인다. 이미 기준점자체가 높아져있는 사람들에게 숙소를 얼마를 사용하더라도 만족시키기가 힘들다는것은 짠내투어라는 컨셉에는 부합하지 않았던 것 같다. 역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야하는 시점에서 불평불만이 쏟아지는 장면들 또한 짠내투어와는 거리가 좀 멀어보인다.
짠내투어를 아직도 보지 못한 시청자가 있다면 충분히 추천해줄만한 예능이라고 생각한다. 난 재밌게 잘 봤거든!